내일의 주가를 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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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1 · DEMO

아직 오지 않은 신문

2026. 10. 10. · 949자 · 공백 포함

인쇄소의 불이 꺼진 것은 밤 열한 시 오십칠 분이었다.

한도윤은 계산기 화면을 뒤집었다. 다시 두드려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월세와 종잇값, 지난달에 빌린 돈. 숫자들은 종이 위에서만이라도 조금 너그러울 법한데, 그럴 기색이 없었다.

셔터를 내리려던 순간, 안쪽에서 모터가 돌았다.

폐기 스티커가 붙은 인쇄기였다. 전원 케이블은 도윤이 직접 뽑아 두었다. 삼 주 전, 수리기사가 이 기계보다 고치는 값이 더 나온다고 했을 때였다.

“이제 와서 일을 하겠다고?”

기계는 대답 대신 종이 한 장을 밀어냈다. 도윤은 습관처럼 인쇄면부터 확인했다. 잉크는 선명했고, 모서리는 이상할 만큼 따뜻했다.

신문이었다. 날짜는 내일이었다.

그는 광고 전단의 시안일 거라고 생각했다. 가상의 기업 이름들이 적힌 경제면을 넘겨 보았다. 오른쪽 하단에 아주 작은 지역 기사가 있었다.

‘새벽 두 시 십 분, 청운교 아래 창고 화재.’

청운교 아래에는 아버지의 창고가 있었다.

도윤은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여섯 번 울렸다. 일곱 번째 소리가 나기 전에 아버지가 받았다.

“왜, 또 돈 필요하냐?”

“지금 어디예요?”

“창고지. 비가 새서 물건 좀 옮기려고.”

수화기 뒤에서 철문이 끌리는 소리가 났다. 도윤은 기사 끝을 읽었다. 부상자는 한 명. 이름은 없었다.

“거기서 나와요. 지금.”

“갑자기 무슨 소리야.”

도윤은 설명할 말을 찾지 못했다. 내일 신문을 읽었다는 말보다 조금이라도 그럴듯한 말을. 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기사에 적힌 시각뿐이었다.

그는 종이를 주머니에 구겨 넣고 뛰었다.

골목 끝의 편의점 시계는 자정을 가리켰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주머니 안이 뜨거워졌다. 멈춰 선 도윤이 신문을 꺼냈다.

부상자는 두 명.

방금 전에는 분명 한 명이었다.

신문 맨 아래, 비어 있던 여백에 한 줄이 떠올랐다.

‘당신이 읽은 순간부터, 내일은 바뀝니다.’

· · ·

다음 이야기가 펼쳐질 때,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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